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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X 라이엇 「아케인」

 

장점

- 각 인물들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이머딩거 같은 절대 선역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은 선역과 악역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실코 같이 절대 악처럼 보이는 인물의 행동에도 생존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있으며, 오히려 의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은 '사실 실코는 선역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필트오버가 그 고운 때깔처럼 항상 바르고 선한 것만은 아니며 자운의 구린 때깔 뒤에는 삶에 대한 순수한 처절함이 있다. 이런 입체적인 면은 매 순간 새로운 상황을 선사하며 다음 전개를 기다리게 만든다.

- 9화나 되지만 전혀 루즈하지 않음. 우선 이야기의 짜임새가 나쁘지 않다. 더불어 롤을 접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해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서사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배경이나 인물에 대한 묘사에 힘썼다. 그렇다고 사건의 전개가 느린 것은 아니다. 구성과 전개에 있어서는 최근 본 시리즈 중에 가장 빈틈 없이 완벽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특히 기원이 기원이다보니 전투씬이 많다. 특히 주요 인물들이 펼치는 중요한 전투씬은 커뮤니티에 여러번 회자될 정도로 정말 잘 묘사해 놓았다. 분위기나 장소 전환이 필요한 부분에는 작은 전투씬 등을 채워놓았는데, 이곳에는 색다른 비주얼 효과로 마치 뮤직비디오가 삽입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 극강의 비주얼. 애니메이션이지만 보다 실사영화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아케인 화면 속의 디테일함(#1)(#2)이나, 디테일을 더욱 살려 주는 수많은 요소들(#) 때문이다. 더불어 유화 느낌의 화풍과 더불어 미장센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어느 장면에서 멈추어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곱씹어 볼수록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단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 자체가 가장 큰 진입장벽이다. LoL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도가 떨어지니 몰입이 덜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1화만 보고 접은 사람이 좀 있다. 2화를 왜 봐야 하는지 동기가 서지 않는다고 하더라... 다만 기존 롤 유저가 이해에 지대한 도움을 받느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배경(필트오버 vs. 자운)과 몇 명의 인물들을 빼면 기존의 LoL은 남는 부분이 별로 없다. 독립적인 스토리에, 그 서사를 견인하는 상당수의 인물이 새로운 캐릭터들이라 끝까지 보고 나면 우리가 알고 있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니라 그냥 한 편의 시리즈였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기존 롤 유저는 '다음 편을 보게 될 동기'가 비유저보다 조금 더 강하게 남기 때문에 더욱 잘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알고 보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 앎이 다소 힘들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 9화나 되지만 한 서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의 장을 여는 역할의 시리즈라 깔끔한 결말을 원했던 사람에겐 좀 아쉬울 수 있겠음. 어디까지나 우리가 아는 인물들, 특히 바이와 징크스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를 짚어 나가는 시리즈이다. 사건이 더 전개되고, 큰 갈등이 해소되고, 서사의 끝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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