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Sonance
freenote
thinkbig
c.life
g.life
design
journey
lateadopter
link
etc





Sonance | freenote | thinkbig | c.life | g.life | design | lateadopter | journey | etc | link


 25 / 03 / 19  
2025 FST

 

 

2025년 피어리스 밴픽의 도입과 함께 신설된 초단기 국제대회. 롤 국제대회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메타가 난립하는 가운데 주류 메타가 자리 잡히고, 반복적인 대전을 거쳐 경험치를 획득한 팀의 실력이 상승하며 업셋이 이뤄지는가 하면, 그 가운데 서사가 쓰이며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FST는 짧아도 너무 짧다. 심지어 무대도 너무 작다. 참가 선수는 25+α가 끝이다. 그러기에 메타의 수정과 정립을 통한 흐름의 변화보다는 체급 싸움 위주로만 흘러간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지난해 EWC도 그랬지만 이런 초단기 대회는 어쩔 수 없는 듯. 모두들 예상했듯 비벼질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결국 한화생명의 체급으로 끝났지만 그 와중에도 KC가 만들어낸 가슴 뛰는 드라마나 TES를 통한 LPL의 암울한 상황 등 많은 인상이 남는 대회였다.

 

 

 

 

Zeus + HLE

 

지난 해의 HLE도 훌륭한 로스터였으나 올해는 제우스의 합류로 더욱 단단해진 느낌. 올해의 제우스에게서는 수년 전의 더샤이의 향기가 난다. 더샤이와는 달리 제우스는 그 스스로가 팀의 중심이 아니긴 하지만 팀을 승리로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는 파괴력이 참 닮았다. 팀의 흥망성쇠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올해의 HLE에게는 좀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 작년에 데인 적이 있어서 좀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만큼은 또 다르다 믿고 싶다.

 

 

KC

 

비록 우승은 HLE가 가져갔다고 해도 2025 FST의 진 주인공은 KC이었음을 우리는 안다. 탈락의 기로에서부터 결승까지 오르는 험난한 과정 가운데 반짝반짝하게 빛나는 순간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간 LEC의 침체기를 생각한다면 이런 이야기는 정말 섣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라운드 로빈 스테이지와 결승에서 HLE 상대로 한 세트씩 가져왔던 KC의 행보는 앞으로의 LEC가 다시금 LCK와 경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또한 불러일으킨다. KC는 앞으로도 흔들리지 말고 단단히 성장하여 과거의 G2처럼 MSI, 월즈에서 LCK의 목에 칼을 겨눌 수 있는 훌륭한 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UmTi

 

이 선수의 워크에씩은 참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의 한계는 좀처럼 발목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엄티라는 꽃은 만개하지는 않는 만년 꽃봉오리이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남들 눈에는 피지 않아 아름답지 않은 꽃이어도 나는 아름답다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 꽃이 오랫동안 지지 않으면 참 좋겠다.

 

 

Design + UI

메인 로고의 형태를 십분 활용한 플랫 디자인. 타이포를 위주로 한 부담 없는 구성. 오렌지를 메인으로, 다크 퍼플을 서브로 채용한 감각적인 색상. 2023 월즈 이후로 다시 한번 깊은 영감을 받는다. 가벼운 대회이니만큼 가벼운 디자인으로 첫 포문을 연 것 같다. MSI는 보통 빈티지/그런지/추상적인 느낌을 주로 활용하고, 월즈는 그때마다 다양한 테마를 가져가는데 FST의 디자인 기조는 어떻게 유지될까?

 

 

from esports.gg

다만 관전 HUD는 혹평이 많다. 리그 오브 레전드란 해를 거듭하며 복잡해지는 게임이니만큼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할 정보 또한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라이엇은 이런 것들을 정보 과다로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뽑아 든 HUD 개선이란 칼의 대략적인 기조는 단순화를 통한 관전 영역의 확보인 듯하지만 안타깝게도 총체적 난국이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상하로 나열된 현황판이다. 기존의 좌우를 상하로 배치하며 직관성을 잃었다. 심지어 레드 진영은 상단, 블루는 하단에 위치하지만 현황판은 블루가 상단, 레드가 하단이라 완전 반대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난 이런 것보다도 로테이션 슬라이드가 더욱 문제라고 본다. 인게임에서의 무력 행사-오브젝트-드래곤 영혼(+억제기)의 정보라든지, 밴픽단계에서 각 세트별 픽 정보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 건 보는 입장에서 참 불편하다. 이렇게 꼭 필요한 정보들은 결코 과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답답함만 느낄 뿐이다. 안 그래도 클템이 소신발언을 했던데 MSI부터는 제발 상식적으로 갑시다.

 

 

bgm

 

 

2세트 밴픽음악으로 쓰인 이 한 곡이 가장 인상깊다. FST는 타 대회에 비해 규모나 기간이나 상징성이 비교적 가벼운 대회이다. 그런 가벼운 느낌이 이런 선곡에서도 느껴진다. 기존 롤 이스포츠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펑키한 스타일의 곡이었던지라 많은 사람들 뇌리에 잘 박히는 듯. 해당 유튜브 채널 댓글만 봐도 다들 "예~ 예~" 거리면서 놀고 있다. 다만 이 곡은 보컬이 있는 곡과 없는 곡의 괴리가 다소 심한 것 같다.

 

 

Trivia

이번 FST를 통해 이스포츠의 수익성에 대해 생각한다. 우선 상금이 꽤 늘었다. 2025 FST의 총상금은 100만 달러로 지난 MSI의 25만 달러에 비해 4배나 커졌다. 더불어 참가팀이 적다 보니 한 팀당 가져가는 상금도 크다. 앞서 누누이 작은 대회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상금만 봐서는 결코 작은 대회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FST를 기점으로 롤 국제대회의 상금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최근 많이 거론되는 각 이스포츠 구단의 수익 악화는 이스포츠의 나쁜 전망을 예견한다. 하지만 이런 상금을 통한 수액 개선은 게임사와 구단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구단 스스로에게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할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뷰어십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처음엔 뷰어십이 각 구단의 이익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번 대회에서 KC가 만들어 낸 뷰어십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었다. 높은 뷰어십은 대회를 주최하는 게임사 입장에서 좋긴 하지만 뷰어십만을 위해 인기팀만 국제전을 치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거 TSM을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난다. 인기는 있는데 게임은 참 못해서 보기 힘들어지는 팀... 더불어 이번 FST 뷰어십 자체도 그다지 높지 않다. 월즈와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덜한 MSI보다도 뷰어십이 떨어졌다. 신설 대회고 국제대회 중에선 비중도 낮고 홍보도 제대로 안 된 탓도 있긴 하지만 적은 참가팀으로 인한 대진의 한계로 그려지는 그림이 적어서 생기는 이유, 그리고 무엇보다도 뷰어십을 확실히 견인하는 인기팀의 부재가 분명히 한몫하는 듯하다. 그리고 과연 구린 HUD는 뷰어십에 영향을 미쳤을까?

 

 

여튼 이번 FST는 라이엇의 노력이 돋보이긴 했다. 그 노력이 이어지는 것이 좋은 쪽일지 나쁜 쪽일지는 알 수 없겠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Sonance

*1  *2  *3  *4  *···  *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