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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to EUROPE #5-4 "영국 박물관"



이야기를 풀기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이 영국 박물관의 명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을 '대영박물관'이라 알고 있으며 나 또한 제대로 알기 전에는 그러했다. 하지만 영국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THE BRITISH MUSEUM'으로 어디에도 영국을 크게 높여 부를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 물론 이곳의 규모가 매우 커서 大자가 들어갈 법도 하지만 대영박물관의 대자는 영국 자체를 높여 부르는 의미이다. 굳이 높여 부를 이유가 있을까? 전혀 없다.


이름만큼이나 영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그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한스 슬론경(Sir Hans Sloane)의 6만여점에 이르는 고미술, 메달, 동전, 자연과학 표본류 등의 소장품을 1753년 정부가 매입하고 여기다 로버트 코튼경(Sir Robert Cotton)의 장서와 옥스퍼드의 백작 로버트 할리(한뚝배기 하실래예?의 로버트 할리와 이름이 같다)의 수집품들을 합하여 1759년도에 설립되었다. 이후 영국의 번영과 해외진출을 배경으로 세계 각지에서 많은 수집을 해 왔으며 박물관 자체의 고고학 활동으로 점점 방대한 양의 자료를 지니게 되었다. 지금의 영국 박물관은 세계의 문화와 문명을 가장 잘 안내할 수 있는 단일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영국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 규모나 소장한 자료의 질과 양을 따져 보았을 때 어째서 무료로 운영을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게 다 이유가 있는데 로마 둘째날 바티칸 박물관 투어하면서 가이드 분에게 들었던 말에 의하면 박물관 내에 자국의 유물의 비율이 얼마정도인가에 따라 박물관 측에서 받을 수 있는 입장료가 책정이 된단다. 간단하게 유럽 3대 박물관(영국, 루브르, 바티칸)으로 예를 들면 90% 이상이 자국의 유물로 구성된 바티칸 박물관이 가장 입장료가 세고(학생할인하여 8유로, 성인은 15유로) 타국의 유물이 30%정도 되는 루브르 박물관이 그 다음(학생할인 없음. 성인 10유로), 그리고 타국의 유물이 70%가 넘는 영국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영국인들이 정복활동을 펼치며 엄청나게 도둑질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만 영국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모든 타국의 유물들은 모두 강제로 빼앗아 온 것이 아니라 어느 하나 빠짐없이 단돈 10원이라도 주고 거래 형식으로 받아 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유물에 대한 매매 계약서가 영국 박물관 지하에 보관이 되어 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에 한 TV프로그램에 의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다시 환수해 오는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펼쳐졌던 기억이 있는데 그렇게 울고 불고 보채어 보아도 영국 박물관에서는 알짤없다는 것이다. 참 도둑질도 하나부터 열까지 주도면밀하게 하다니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마 국제법이 아니더라도 양심상 영국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못할 것이다. 다만 기부금을 받는 상자가 사방에 깔려있다. 그리고 대부분 수입들도 좋다. 허허허...


어쨌거나 저쨌거나 결론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즐기라는 것. 다만 영국 박물관을 제대로 다 보려면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길게 볼 것이라면 아무 상관이 없지만 우리처럼 짧은 시간 실속있게 보고자 한다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배부하는 안내 책자를 받아 그 중에서 보고 싶은 구역을 적절하게 취사선택하여 최대한 루트를 깔끔하게 짜 실속있게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00년 11월부터 한국관도 개장했다고 하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찾아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집트-그리스 로마관 루트 중심으로 다녔다.




영국 박물관 앞에 처음 당도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사람이 정말 많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날 날씨가 나빠서 밖에 돌아다니기보단 차라리 이런 곳에서 비도 피하고 관광도 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THE BRITISH PEOPLE MUSEUM인 줄 알았다.
사실 정신이 말짱했고 무언가 도록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더욱더 많이 알고 가는 관광이 되었을 것 같지만 나는 그럴 정신도 그걸 도와줄 도록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많은 인파 속에서 정신없이 루트를 따라 털레털레 걷기만 했다. 사전에 미리 내용을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당일 새로 설정한 루트였고 사전에 정보를 모을 겨를도 없었다. 어쩔 수 없었지만서도 지금에 와서는 좀 아쉽다.



으와 사람 정말 많다ㅜㅜ 내비가 화장실 가는 바람에 여기서 조금 기다렸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500명 넘는 인원이 이 앞을 지나간 것 같다. 쭉 보아하니 이곳은 해외 관광객 뿐 아니라 자국민도 많이 찾는 느낌이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각종 팜플렛을 받을 수 있으며 특이한 것 한가지는 대한항공 스폰으로 이곳에서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4시쯤 도착한 우리는 너무 늦었으니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ㅜㅜ 그러고보니 유럽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한 적이 한번도 없는것 같다.



대단한 규모의 박물관으로 무료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냥 여기를 쉼터로 이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국에서는 이런 박물관조차 쉼터로 사용 할 수 있구나... 정말 진짜 매우 부러워지는 대목이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로제타 스톤. 로제타마을 부근에서 프랑스인에게 처음 발견되었으며 프랑스가 이집트를 포기한 후 영국인의 손에 넘어가 지금은 이곳에 있다고 한다. 인류의 고대 상형문자를 처음으로 해독할 수 있도록 해 준 황금열쇠 격의 돌이다. 이집트어와 그리스어의 두가지 문자와 상형문자, 민용문자, 그리스 알파벳의 3가지 필기방식으로 쓰여져 있다. 내가 그걸 읽었다는 소리는 아니고... 어쨌든 그당시 역사, 문화, 생활상등이 기록되어 이집트 문명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동명의 외국어학습 소프트웨어가 있는데 무슨 의미로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어디선가 다들 많이 봤던 익숙한 것들. 맨 위에 있는 것은 람세스 2세는 아니고... 뭐더라? 알 수 없다.



이게 네레이드 기념관이라는데? 터키 남서쪽 리키아 왕국에서 출토된 유물로 리키아 군주를 위해 만들어진 무덤이 일부라고 한다.



한가지 특이했던 광경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전시된 유물들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 한국에서는 석고로 대충 본만 따 놓은 것을 여기는 레알로 바로 보고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참 부러운 일이다. 다 영국 박물관이 무료라서 가능한 일인듯 하다.




여기 있는 대리석 조각들의 놀라운 점은 사실적인 주름이다. 대부분 훼손이 되어 목도 팔다리도 잘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옷의 주룸 하나만큼은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아주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부근은 대부분 파르테논 신전 조각이다.



이건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똑같은 것이 또 있다.


다만 이때쯤부터 점점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데 흉상을 보아도 이게 누군지 도저히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기억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것도 있는데 여긴 스쳐지나가는 구간이라 제대로 보지 못한 듯.



이걸 보고 있을 때 조금 있으면 폐장을 하니 어서 퇴장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폐장시간은 오후 6시였는데 알고 보니 폐장이 5시 30분이라는 것이었다. 30분만 더 있었다면 계획한 모든 루트를 볼 수 있었는데 30분 앞당겨지는 바람에 결국 루트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나갈때도 사람은 항상 많다. 영국 사람 박물관 맞다니깐-_-


시간과 체력이 쫓겨 그다지 여유롭게 구경하지는 못한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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