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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다섯번이나 잠에서 깼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날이니 그날은 어떻게든 푹 자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사실 비슷한 적이 한 번 있었다. 가장 최근에 친, 국시를 세 달 앞둔 모의고사 바로 전날로 '이렇게 하다가 국시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도저히 잘 기운이 나질 않아 한시간 반이나 잠을 설쳤다. 희안하게도 그 시험은 오히려 전보다 점수가 소폭 올라 참 알량한 가능성을 품게만 만들었던 시험이 되었지만... 어쨌든 그건 모의고사일 뿐이었지만 이건 국가고시다. 결과가 결국 pass or fail로 나뉘지만 앞으로 의사가 되느냐 마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서 그 첫 운을 띄우는 날이란 말이다.



실기준비를 하는 요 3주동안 깨어 있는 동안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적의 학습을 하기 위해 점심저녁식사 이후로 20분이라도 쪽잠을 강박적으로 자려고 했다. 원체 잠이 많았고 그간 계속되었던 올빼미 생활에서 아침형 인간의 생활로 갑자기 패턴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필요할 수밖에 없던 잠이었다. 그렇게 자도 7시반쯤 되면 같이 공부하던 네명이 죄다 멘탈이 터져서 시덥잖은 농담에 수도꼭지 틀듯 낄낄거렸지만. 그렇게 한참을 웃다 공부 하기 짜증나고 시험 날짜는 점점 다가오니 급 우울해지니 문제로만 보던 조울증을 여기서 겪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조금은 먼 타지로의 긴 여정을 마친 그날 저녁은 거나하게 내장곰탕을 먹고 저녁잠도 자지 않았다. 피곤이 불안을 이기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예정했던 12시를 조금 넘긴 12시 30분에 자리에 누웠고 불안에 떨었던 그날과는 달리 비교적 빨리 잠에 들었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땐 새벽이었다. 아차 싶었다. 그래도 혹시나 잠은 푹 잤겠지, 혹은 너무 잔 것은 아닌가 싶어 시계를 봤을 땐 2시 15분이었다. 정신없이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결국 한시간 조금 더 잤단 말인가. 그야말로 낮잠 수준이군 하며 다시금 강박적으로 잠을 청했다. 그 이후로 몇번을 깼는지는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것만 아마 다섯번이었던 것 같다. 다만 잠을 깬 이유는 옆에서 코를 골던 형님 때문은 아니었다. 난 모종의 이유로 평소에 코골이에 면역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잠에서 깨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코골이 참 시끄럽네'가 아니라 '좀 덥다' 였다.



그렇게 잠을 설쳤으면 좀 늦게 일어날 법도 한데 기어코 원래 일어나려고 했던 7시에 일어났다. 입실시간인 12시까지 다섯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그간 그렇게 봤고 그 시기쯤 되면 계속 아는 것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더이상 보는 것이 무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봐야겠다는 이상한 집념으로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몸이 천근만근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묘한 몽롱함이 있었고, 결국 컵라면 하나를 호로록 까먹으면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혹여나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봤던 내용을 다시 헤집었다. 하지만 결국 몸이 그 몽롱함을 이기지 못했다. 이대로 시험을 치면 정말 망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꿀잠을 자서 정신을 회복하자 싶어 잠깐 누웠는데 그때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꿀잠을 잤다. 참 불안함과 몽롱함이 불협화음을 이루는 혼돈의 아침이었지만 알람을 20분 맞춰놓고 실제로는 딱 5분 정도였던 그 꿀잠이 그 모든 것을 가라앉혔다. 그 이후에 호텔을 나서서 국시원에 도착하기까지는 불안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썩 괜찮은 컨디션이었다.



짐을 모두 사물함에 넣고 필요한 물품만 들고 시험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긴장감이 가시질 않았지만 시험장에 입실하니 꽤 익숙한 풍경이었다. 학교에서 수없이 많이 시뮬레이션 해 봤던 모의시험 풍경과 몇 학교를 모아 치뤘던 모의시험 풍경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시험의 경중은 다를지언정 그 형태는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더구나... 이런 말은 좀 미안하긴 하지만 내 바로 앞에 있던 분이 항상 종료 알림이 끝난 후에 나왔기 때문에 더 마음이 편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유는 더 자세하게 기술하지는 않아야지. 어쨌든 대세에 영향을 줄 만한 큰 실수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아 나름 만족스럽긴 하지만 마지막 문항에서 PPI 깎아먹을 만한 무모한 P/E가 아직까지도 마음에 걸린다. 아직도 SP에게 좀 미안하군.



결국 남들이 다 하던 '이 시험이 뭐라고' 하는 말도, 치고 나면 조금은 뒤가 켕기긴 하지만 후련하긴 정말 후련하다는 말도 모두 맞는 말이었다. 사실 그런 생각들보다도 이것만 끝나면 돼지우리에 갇혀서 사육하는 것처럼 암기만 꾸역꾸역 하던 3주간의 고된 생활이 끝난다는 생각이 시험 내내 자신감과 여유를 불어넣어주던 좋은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그렇게 끝났다. 요 시험 치면 다들 '반 의사'거리면서 졸업이 임박했음을 서로에게 상기시키는데 앞에서도 말했듯 나는 필기가 아직 문제라서... 다만 이제까지 해 왔던 것이 있으니 남은 근 2달동안 요 3주처럼 몰아붙이는 것 처럼만 하면 큰 문제는 없지 않겠나 마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기승전공부

첨에 쓰려고 했던 건 이런 게 아닌데 피곤하니 글이 급 이상하게 끝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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